[독서노트] 알베르 카뮈, 이방인

1부

1.

엄마의 죽음. 목요일. 엄마가 매장될 때까지 얼굴을 보지 않았다. 친구의 이름들이 먼저 등장한다. 뫼르소의 친구 셀레스트와 에마뉘엘, 엄마의 친구 토마 페레. 뫼르소의 이름이 처음 등장하는 순간은 양로원장이 대표 간호사에게 뫼르소를 소개하는 순간이다. 대화는 나누지 않는다. 수위는 재원자이면서도, 재원자들과 스스로를 구분한다. 뫼르소가 오기 전에 관에 못을 대충 박아두었다가 황급히 뚜껑을 열었다. 관에 못이 완전히 박힌 건 밤을 샌 뒤 마랑고의 신부가 도착하기 직전이었다. 토마 페레스가 장례 행렬을 힘겹게 따라잡고 기절했다. 간호사가 빠져나갈 길 없는 더위와 추위에 대해 말했다. 금요일 저녁 집에 도착했다.

2.

뫼르소의 일요일. 여느 날과 다르지 않았다. 뫼르소가 같이 자고 싶다 느꼈던 타이피스트 마리 카르도나와 수영하고, 영화를 보고, 밤을 보냈다. 마리는 뫼르소의 검은 넥타이를 보고 상중임을 안다. 뫼르소는 게으름을 부리며 엄마와 살던 방을 본다. 하루종일 길가를 관찰한다. 내일 출근해야 하고, 엄마의 장례식은 끝났고, 달라진 것이 없다 생각한다.

3.

뫼르소의 월요일. 일하고 에마뉘엘과 점심을 먹었다. 퇴근한 뒤, 스패니얼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살라마노 영감과 마주쳤다. 살라마노 영감과 개는 서로를 미워한다. 같은 건물에 사는 레몽 생테스와도 마주쳤다. 레몽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싸움 이야기를 들었다. 레몽의 싸움 상대는 정부의 오빠였다. 정부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다. 여자는 레몽에게 생계를 의탁했으나 복권을 사둔 게 들켜 레몽의 미움을 샀다. 레몽은 여자와의 정교를 그리고 있었다. 뫼르소는 레몽을 대신해 편지를 써 주었다. 뫼르소는 레몽과 악수하며 친구가 됐다.

4.

뫼르소의 다음 주말. 뫼르소는 마리의 옷 입은 몸에서 정욕을 느낀다. 마리와 수영하고 점심을 함께 먹었다. 뫼르소는 마리에게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레몽이 정부를 때리고 마리가 경찰을 부르자고 했으나 뫼르소는 경찰을 싫어한다고 했다. 경찰이 와 레몽의 뺨을 때리고 상황을 정리했다. 마리는 집에 가고 레몽은 뫼르소에게 증인이 되어달라 한다. 뫼르소는 레몽과 시간을 보낸다. 살라마노 영감이 개를 잃어버렸다. 레몽은 낙관적인 말로 살라마노를 위로했지만, 뫼르소는 계류장에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귀가 후 살라마노 영감이 뫼르소의 방에 찾아와 사과했다. 뫼르소는 방에 돌아간 살라마노 영감의 울음소리를 듣고 엄마를 생각한다.

5.

뫼르소의 다음주 금요일. 레몽이 뫼르소를 친구 별장에 초대했다. 하며 레몽이 정부의 오라비 무리에게 미행당했음을 알린다. 사장이 뫼르소에게 파리 출장소 파견을 제안하지만 뫼르소는 거절한다. “사람이란 결코 생활을 바꿀 수 없다”는 이유에서. 마리가 뫼르소에게 결혼 의사를 물어 뫼르소는 승낙한다. 그러나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마리는 뫼르소와의 저녁식사를 거절하지만 뫼르소는 흔쾌히 승낙한다. “내가 무슨 볼일이 있는지 알고 싶지 않아?” 마리가 뫼르소에게 묻는다. 뫼르소는 셀레스트네 식당에서 홀로 저녁을 먹으며 이상한 여자가 저녁 먹는 장면을 관찰한다. 그 여자는 철저히 계산하며 라디오 편성표에 일일이 표시한다. 집에 돌아간 뫼르소는 살라마노 영감을 마주친다. 살라마노 영감은 개를 잃었음에 슬퍼한다. 다른 개를 기르라는 뫼르소의 제안에 영감은 길이 들어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 살라마노는 엄마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는 뫼르소가 악평을 들었음을 전한다.

6.

뫼르소의 일요일 여행. 마리와 레몽과 알제 교외로 떠난다. 아랍인 무리의 미행을 당한다. 셋은 마송 부부의 오두막에 들렸다 해변에 헤엄을 치러 간다. 햇빛과 열기는 즐길 만하다. 마송이 먼저 집에 가고, 뫼르소와 마리는 헤엄치다 돌아간다. 점심을 먹고 산책을 나선다. 햇빛과 열기는 견디기 어렵다. 아랍인을 만난다.

2부

1.

뫼르소의 심문. 예심판사를 만난다. 변호사를 만난다. 예심판사를 만난다.

2.

뫼르소의 감옥생활. 마리가 면회를 왔다. 뫼르소는 자유로웠던 삶을 그린다. 옛 집을 기억하며 시간을 보내는 법을 배운다. 옛 신문 조각을 발견한다. 양철 밥그릇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본다.

3.

뫼르소의 재판, 친구들의 증언. 감옥에 갇힌지 1년이 지났다. 재판장이 뫼르소에게 심문했다. 뫼르소의 관계자들이 뫼르소를 위해 증언하려 재판장에 왔다. 양로원 원장이 증언했다. 문지기가 증언했다. 토마 페레스가 증언했다. 셀레스트가 증언했다. 마리가 증언했다. 마송이 증언했다. 레몽이 증언했다. 검사는 뫼르소의 고의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살인이 아니라 장례식에 대한 재판이라 반론했다. 뫼르소가 무언가 달라짐을 느꼈다.

4.

뫼르소의 재판, 대리인들의 말싸움. 검사와 변호사의 말싸움으로 뫼르소는 소외된다. 검사는 계속해서 짜맞춘 사실로 뫼르소의 고의를 주장한다. 검사는 뫼르소의 영혼에서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다. 변호사는 뫼르소를 대신해 ‘나는’이라 말하며 변론한다. 뫼르소는 검사와 변호사의 말싸움을 우스꽝스럽다 여기며 현기증을 느낀다. 뫼르소는 재판 후 처음으로 마리와 눈을 맞춘다. 뫼르소는 “프랑스 국민의 이름으로 공공 광장에서 목이 잘리게 될” 사형 판결을 받는다.

5.

뫼르소의 사형 전. 뫼르소는 세 번이나 교도소 부속 사제의 면회를 거절한다. 뫼르소는 단두대의 메커니즘으로부터 벗어나려 궁리한다. 뫼르소는 인간의 판단이 진지하지 않다고 느낀다. 뫼르소는 자신의 사형 집행 당일을 떠올리며 같은 처지의 사람을 이해한다.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면 어떨까 형법 개정안을 떠올리기도 한다. 사형집행인이 새벽에 온다는 점 때문에 매일 새벽을 기다리다 낮에 잠을 잔다. 상고가 기각돼 죽음이 확정되는 상황을 생각하면서, 몇 살인지 상관없이 인간은 죽게 된다는 생각에 이른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죽음에 초연에야 특사를 받더라도 의미있으리라 생각한다. 뫼르소는 상고를 거부하고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낀다. 뫼르소는 마리를 떠올린다. 연락되지 않는 마리도 죽은 것과 다름없으리라 생각한다.

부속 사제는 뫼르소의 의사와 관계없이 감방에 들어왔다. 사제는 신을 믿으라 종용하지만 뫼르소는 거부한다. 사제는 신을 확신하나 뫼르소는 그렇지 않다. 사제는 감방의 벽을 이루는 돌에서도 신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주장한다. 뫼르소는 오래도록 감방 벽을 봤는데 거기서 본 건 “태양의 빛과 욕정의 불꽃”을 담은 “마리의 얼굴”이었다. 뫼르소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사제에게 뫼르소는 기쁨과 분노의 목소리로 외친다. 뫼르소는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 “나 자신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확신”, 그보다 더한 “나의 인생과, 닥쳐올 이 죽음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소리친다. 모든 사람이 사형수라 말한다. 사제는 눈물을 머금고 돌아선다. 뫼르소는 평정을 찾고 엄마를 생각한다. 엄마가 페레스를 약혼자로 삼던 순간 해방감을 느꼈으리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을 한다. 세계의 무관심이 자기와 닮았다고 느끼며, 사형 집행날 구경꾼이 모여 뫼르소를 증오의 함성으로 맞아 외로움을 덜 느끼게 해주기를 그린다.

정리

뫼르소의 특징을 정리해 보자. 정신은 느낀 것을 정리할 수 있다. <시지프 신화>에서도 카뮈는 등장인물을 전체적으로 보면 알게 되는 것을 긍정했다.

1) 뫼르소는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모든 인간에 가장 중대한 사건인 죽음 앞에서도 회피한다. 어머니의 죽음에서 어떤 불안도 느끼지 않는다. 그 원인은 생각없음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산다. 사랑과 결혼을 구분하는데 깊은 의미가 있어서 그렇지 않는다. 천박한 삶을 산다. 사형선고를 앞두고 나서야 어머니의 임종 직전을 떠올리며 타인의 죽음에 관심을 갖는다.

2) 뫼르소는 현재에만 충실하다. 뫼르소의 행위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 과거에 대한 기억이 전무하다. 현재 느껴지는 바를 섬세하게 음미하고 만다. 감옥에 갇히고 나서야 집과 어머니, 마리를 떠올린다. 타인과 연결되지 않은 삶은 죽음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3) 뫼르소는 권위에 의존하지 않는다. 국가 권력은 물론이고, 기존에 정해진 해석의 틀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지도, 적극적으로 거절하지도 않는다.

변호사에게 뫼르소는 스스로 자문해보는 습관을 잃었음을 고백한다. (75) 죽음 앞에서도 스스로 묻지 않으므로 불안하지 않은 것이다. 예심판사는 삶의 의미를 신에서 찾는다. (79) 인간은 신 앞에서 언제나 답을 구하고자 한다.

참고. 무정신에는 아무런 불안도 없다. 불안을 느끼기에는 그것은 너무나 행복하고 충족되어 있기 때문에 너무나 무정신적이다. (키에르케고르, <불안의 개념>, 99쪽.) 인간은 자기가 절망하고 있음을 모를 때 자신의 정신에서 가장 많이 멀어져 있다. (키에르케고르, <죽음에 이르는 병>, 221.)

뫼르소의 무정신을 익숙함으로 변호할 수 있을까? 뫼르소의 엄마는 사람이 무엇에나 결국은 익숙해지는 것이라 말했다. (87)

뫼르소는 식당에서 만난 여자를 법정에서 다시 만난다. 그 여인은 어떤 인간을 상징하는 것일까? (97)

마송은 뫼르소를 이해해달라 했으나 아무도 이해하지 않아 보였다. 레몽은 뫼르소에 죄가 없다 했으나 재판장은 증인이 판단하지 말라고 했다. 검사는 뫼르소의 사건에서 우연이 양심에 폐해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106) 우연은 양심과 어떤 관계를 갖는가?

공판이 끝나고 여름 저녁의 냄새와 빛을 느끼면서 뫼르소는 무언가 달라짐을 느낀다. 처음으로 내일을 기대한다. (109) 무엇이 뫼르소를 달라지게 했을까? 나갈 수 있다는 희망? 우연의 결과도 스스로의 탓임을 (부조리하지만) 받아들이기?

검사와 변호사 모두가 뫼르소의 영혼에 대해 말했지만 그 누구도 뫼르소의 영혼을 볼 수는 없다. 뫼르소는 자신의 삶이 타인의 것이 됐음을 느끼고 현기증을 느낀다. (117)

뫼르소는 단두대의 메커니즘에서 빠져나갈 궁리를 해보지만 “천천히 가면 더위를 먹지만 너무 빨리 가면 땀이 나서 추워지는”(24)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음을 깨닫는다. 감옥이라는 네 벽이 인간이 놓인 처지를 상징한다. 그것뿐일까? 인간은 일상에 갇혀 있다. 죽음에 갇혀 있다. 죽음의 문제는 이미 모두 결정되어 있고, 단지 조금 일찍이냐 늦었느냐 뿐이다.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또 다시 타인에 의해 정해질 것인가? 후자가 상고기각이고, 전자의 결단이 바로 상고포기다. (126)

부조리를 느낀 사람은 생각을 포기하거나 삶을 포기해야 한다. <시지프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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