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과 생명의 대비가 아름다운 시다. 사물을 알기 위해서는 쪼개야 한다. 이건 내가 늘 말하듯이, 원자론적 세계관에 적합하다. 원자는 고대 그리스어로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것을 의미하는 아톰(atom)이니까. 사물은 쪼개도 사물이다. 다른 사물로 변할지언정 사물이 사물이 아닌 것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질량과 에너지가 실은 하나라는 아인슈타인의 발견도 놀랍지 않다. 그 모두가 사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을 알기 위해서는 배양해야 한다. 쪼개면 죽는다. 생명을 쪼개면 사물이 된다. 인간과 사물을 연결하는 유일한 끈은 생명, 다시 말해 몸이다. 인간은 몸을 움직이지만 몸은 인간을 형성하기도 한다. 문화의 라틴어원은 경작하다, 재배하다라는 뜻의 쿨투라(cultura)다. 사물에서 완전히 벗어난 인간은 존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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