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있는 사람이 되려면

교양인이라고 하면 일단 타인이 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으면서도 자신의 개인적인 특성은 드러내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이해될 수 있는데, 이와 반대로 교양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그의 태도가 대상의 보편적인 성질에 맞추어지지 않은 채 그의 개인적인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마찬가지로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교양이 없는 사람은 단지 자기 멋대로 처신하면서 상대방의 감정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에 자칫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기도 한다. 그가 남을 거스르려고 하지 않는데도 그의 거동이 그의 의지와는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교양이란 특수성이 사태의 본성에 알맞게끔 처신하게 함으로써 특수성의 유별난 점을 무디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다운 독창성은 사태의 본성을 창출해내려는 마당에 참된 교양을 바라는 데 있지만, 거짓된 독창성은 단지 교양 없는 사람들에게서나 관심거리가 되는 어리석은 일에 매달리는 데 그칠 뿐이다.

이 글은 1818년 헤겔이 <법철학 강요>에서 교양을 설명할 때 쓴 글이다. 교양 없는 사람들을 만나 거칠어진 마음을, 200년 전 사람이 어루만져 준다. 헤겔은 들여다볼수록 매력있는 철학자다. 엄격하고 깐깐한 듯 보이지만, 누구보다 감정과 배려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사람이다. 합리성과 감수성을 종합한 인간성을, 그는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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